
“변호사님, 갑자기 금융감독원에서 회계감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저희 회사가 왜 걸린 건가요?”
상장사 CFO나 대표이사로부터 가장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대상 선정 통보를 받은 순간, 대부분의 경영진은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낍니다. 억울함과 불안함입니다.
"우리가 분식회계를 한 것도 아닌데 왜?"라는 억울함과, "이게 어디까지 번질까?"라는 불안함이 교차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면, 회계감리 대상이 된 기업의 상당수는 고의적인 회계 부정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매년 수백 개 기업을 선정해 진행됩니다. 내가 뭔가를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선정 기준에 해당했기 때문에 통보를 받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회계감리 대상을 어떻게 선정하는지, 그리고 재무제표 심사와 감리 실시가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회계감리란 무엇인가
금융감독원 회계감리란 기업의 재무제표와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및 외부감사법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를 금융감독원이 사후 점검하는 감독 절차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기업이 숫자를 제대로 보고했는지 국가 기관이 직접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중요한 것은 회계감리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감리 결과에 따라 과징금 부과, 임원 해임 권고, 증권 발행 제한, 심한 경우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장사의 경우 분식회계 사실이 확인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로 연결될 수 있어 경영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우리 회사가 선정된 이유
회계감리 대상 선정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표본추출 (일반 감리)
매년 금융감독원이 리스크 기반 분석을 통해 감리 대상을 선정합니다. 랜덤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기준에 해당하면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② 혐의 입수 (특별감리)
구체적인 분식회계 혐의가 접수된 경우 특별감리를 실시합니다.
"설마 우리가 제보를 당했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경쟁사·전직 임직원·거래처의 제보로 감리가 시작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로 보는 감리 대상 선정
실제로 상담했던 한 코스닥 상장사 CFO는 감리 대상 통보를 받고 크게 당황했습니다.
“저희는 분식회계를 한 적이 없는데요. 왜 저희가 선정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확인해 보니 전년도 사업보고서에서 장기공급계약 관련 매출 인식 시점이 경쟁사 대비 이례적으로 앞당겨져 있었고, 이 부분이 금융감독원의 리스크 기반 선정 시스템(RBA)에 포착된 것이었습니다.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아니더라도, 회계 처리 방식이 관행과 다르거나 설명이 부족하면 감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기업은 이후 매출 인식 기준에 대한 내부 근거 자료를 충실히 준비하고, 감리 과정에서 이를 명확히 소명하여 경미한 처분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재무제표 심사 vs 감리 실시, 무엇이 다를까
금융감독원 회계감리에는 두 가지 트랙이 있습니다. 어느 트랙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대응의 긴박함이 크게 달라집니다.
① 재무제표 심사 (Review) — 비교적 경미한 절차
위반 가능성이 낮거나 경미한 사안에 적용됩니다. 주로 서면 검토로 진행되며, 회계위반이 없으면 무혐의 종결됩니다.
회계 오류가 발견되더라도 과실에 해당하고 반복적이지 않다면, 수정 권고를 이행하는 것만으로 금융감독원장의 주의·경고 조치로 신속히 마무리됩니다.
수정 권고를 받은 즉시 성실히 이행하면 더 무거운 절차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무제표 심사 단계에서 수정 권고를 이행하지 않거나 중대한 위반 사실이 발견되면 감리 실시 단계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② 감리 실시(감리 조사) — 본격적인 조사 절차
고의 또는 중과실의 회계 처리 위반 혐의가 있거나, 위반이 반복적이거나, 재무제표 심사의 수정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됩니다.
현장 방문 조사, 임직원 면담, 자료 제출 요구 등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며, 이후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재 수위가 결정됩니다.
2022년 회계감리 절차 선진화 방안에 따라 감리 조사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으로 제한되었지만, 그 1년이 기업에게는 결코 짧지 않습니다. 다만 사안의 복잡성이나 해외 자회사 조사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조사기간이 연장될 수 있습니다.

감리 대상 선정됐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회계감리 통보를 받은 순간이 사실상 대응의 출발선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아직 본격 감리가 시작된 것도 아니니까"라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준비가 늦어질수록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금융감독원 회계감리, 혼자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
회계감리는 사전조치 통보서가 나온 이후보다 그 이전 단계에서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특히 재무제표 심사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제출하고 어떤 논리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감리 실시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회계감리 대상 선정 통보를 받았거나 재무제표 심사가 진행 중이라면 초기 단계부터 대응 전략을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상담을 통해 판단합니다.

